주간시흥신문 기사입력  2007/11/26 [00:00]
공연장, 관람예절 - 시흥시에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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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분임 리포터

지난 4월 30일 “ 금난새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초청음악회가 시흥실내체육관에서 있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과 함께하는 모세혈관 문화운동, 이라는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는 제외하더라도 시흥시의 열악한 공연문화에 목마른 시민들이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차이코프스키와 베토벤을 이해하기 쉽게 지휘자 금난새씨의 유머러스한 곡 해설이 중간에 이어졌다. 공연은 초보자도 꼼짝 못하게 할 만큼 좋았다. 클래식음악이 주는 중압감을 벗어 내려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연주와 어눌하지만 치고 빠지는 지휘자의 말솜씨 때문이었다.
그러나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어 지휘자의 말대로 스포츠를 즐기는 곳에서 클래식을 들어야 하는 경제적인 도시 시흥과 공연장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예절조차 무시하는 소수의 사람들 얼굴이 하나로 겹쳐지며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님들은 2층으로 올라가라는 봉사자들의 말은 무시하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 내빈석에 아이를 앉혀주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사람, 자고 있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막무가내로 입장하려는 사람, 과자봉지를 바스락대며 먹는 사람, 카메라며 휴대폰을 꺼내 드는 사람, 공연 내내 입장하던 사람들..... 소란과 무질서의 향연을 목격하면서 시흥시의 아득한 미래를 보았다면 과장일까?
문화수준은 제쳐두고서라도 데리고 온 아이들에게 부모의 모습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보다는 내가 편하면 다 그만 이라는 교훈을, 공연에 해가 되든 말든 내 식대로 하겠다는 막무가내를, 훌륭한 음악보다 먼저 가르치진 않았을까?
유모차를 끌고 입장한 젊은 엄마는 결국 지휘자의 안내에 따라 모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퇴장했다. 입장을 말리는 봉사자에게 그게 자기 아일 위해서 하는 말이냐, 고 따지던 젊고 예쁜(?) 엄마였다. 아이들의 소란은 둘째 치고 모범이 되어야 할 어른들의 행동들이 그곳에서는 실종돼 있었다.
금난새씨의 클래식은 쉽고도 즐겁다! 라는 말이 관람예절을 무시하란 말로 해석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시흥시의 살림살이가 알뜰하단 말을 칭찬으로 들은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그의 말에는 매번 뼈가 들어 있었다. 그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귀 밝은 시흥시의 시민들이 많았길 기대해 본다.
정말 모세혈관처럼 세세한 현들의 떨림을 감상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는 공연이었다. 예의란 말하지 않아도 서로간의 약속이다. 또한 상대와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내 권리를 침해해서도 안 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해서도 안 된다. 없는 공연장은 돈이 들긴 하지만 지으면 된다. 그런데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는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리시에도 그럴듯한 공연장이 들어서고 좋은 공연들이 펼쳐진다면 우리 모두 예의바르고 근사한 관객이 될 수 있을까?


어떠세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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